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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쿤스트독 연례 프로젝트 The Flag Station 2012' - 2013'

 

 

 

The Flag Station, Media Art

 

 

 

 

2013. 08. 02 Fri. - 2013. 08. 15  Thu.

Opening  08. 02 Fri. 5 p.m.

 

 

참여작가 | 김해민, 노승복, 황은옥

비 평 가  | 정용도

책임기획자 | 김숙경

 

 

 

기억과 반복의 커뮤니케이션

 

정용도

 

의미가 정보가 될 때, 의식이 기호가 될 때, 그리고 삶이 관찰의 대상이 될 때, 인간의 모든 활동은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이해 가능한 형식적 질서의 수량적 표상들이 된다. 이처럼 근대적인 기능적 관점에서 비롯되는 태도의 외면화 과정에 관한 설명에서 기억의 운동성이 가지고 있는 무의식과의 관계와 기억이 심리적인 층위들을 극복하고 표면화되는 발현과정 자체는 인간의 무의식적 충동, 말하자면 인간의 욕망과 존재의 원초적 기억이 타협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획득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달리 말해 망각 속에서 기억을 건져내 의미를 성취하려고 하는 자기 충족의 과정에서 소위 비판적 반성의 과정이 작용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미디어 아트 이전의 모더니즘과 탈모더니즘의 특성을 규정해 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의 다양한 구조적 양태들의 속에는 망각과 욕망과 공포와 같은 것들이 외면할 수 없는 심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박한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은밀한 욕망 속에는 자신이 상실하거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소망충족의 보상심리가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런 가운데 생장하는 욕망의 다양한 분지들은 개인적 행위의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타협의 지평 위에 불안정하게 부유하게 된다.

미디어의 속성은 이 세계의 많은 사건들을 정보라는 가치를 생산하는 소스로 만들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미디어가 정신의 차원에서조차도 이 세계를 기계적인 명확성을 가지고 조직화 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상식적인 관점과, 이 세계가 해체되어 기술을 통해 유토피아적 형식으로 재구조화 될 수 있다는 기술지향적인 관점이 실재의 요소들과 충돌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디어의 패러다임은 단순히 우리의 삶을 역사적인 가치 안에서 양적으로 색다르게 정초시키는 것이라기보다는, 이 세계를 완전히 다른 양태들로 변화시킨다. 이는 자연의 진화라는 시각에서 선험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의 속성들을 존재의 기원에 대한 절대성과 감각적이고 물리적인 세계의 차원을 분리시켜 바라보는 태도를 유비시켜 성찰해 볼 수 있는 문제로, 미디어는 더 이상 개별적 영역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의 독립적인 완전성보다는 이 두 차원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양태의 인식론적 구조틀을 만들어내려는 융합적인 가치들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차원의 미래는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고, 그 경험의 속성에 관한 논의는 어떻게 그런 경험들이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들과 관련된 인식론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황은옥의 작품 <Joksil, 2013>에서 우리는 밀실공포증을 연상시키는 협소한 공간이라는 장소성,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의 자신의 환경으로 부터의 소외와, 소외로부터 소통을 회복하는 방식에 대한 암시를 목격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외부에 대한 정보를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획득하지만 시청각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지는 단절의 순간에 공포를 느낄 것이다. 그러나 촉각과 후각 같은 다른 감각들이 시청각의 부재를 대신함으로써 부재의 공포를 탐색의 적극성으로 대치시킨다. 황은옥이 그녀의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들이 어떻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있는가의 문제로, 관찰의 관점에서 체험의 관점으로 변화되는 상황(감각의 변화는 두려움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잠시 동안은 놀이의 규칙이 되기도 한다)을 대중 퍼포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하여 작가 자신이 조성한 환경(작품)에 참여한 그들의 반응이 어떻게 미디어라는 결과물을 통해 작품으로 성립되는가와 같은 비판적인 질문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황은옥은 존재의 가능성이 추구하는 진화의 또 다른 양태들(미디어를 통한 참여와 체험)을 작품의 모티프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동영상 미디어라는 것이 어떻게 미학적 차원을 구상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그녀는 외부와 분리된 환경 속에서 감각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제시함으로써 소통에 관한 문제를 감각과 욕망의 근본적인 차원에 대한 질문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이고, 그리하여 작품의 미학적 차원들을 성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디어에서 욕망의 치부를 가장 잘 드러내는 것들은 무엇인가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욕망은 삶의 다양한 가치들과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욕망들을 어떤 형태를 지닌 것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비물질적인 인터넷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상거래 행위로서 수용하고 대가를 지불해온 컨텐츠는 포르노 산업이었다. 노승복은 이번 <무제, 2013>작품에서 원시적 욕망의 거래행위를 그녀의 동영상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화면속의 작가는 포르노를 본다. 그리고 그 포르노를 보는 안경 쓴 눈을 클로즈업해서 마치 검열의 상징처럼 희미한 소리와 안경 렌즈에 비친 희미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여기서 미디어는 소통의 기능을 상실한다. 왜냐하면 성행위 장면들과 욕망이 직접 만나기 때문이다. 모니터를 바라보는 사람의 관음증과 그 관음증적인 상태를 바라보는 관객이 만나지만 그러나 이 두 종류의 바라보는 시선은 성에 대한 원시적인 욕망의 보편적 흐름 속에 소멸되어 버린다. 관객의 욕망은 작가의 욕망을 통해 검열을 당한다. 말하자면 작가가 바라보는 포르노의 시선은 관객에게 포르노를 욕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동영상과, 그 동영상 속의 주인공인 작가의 눈이 포르노에 반응하는 장면을 갤러리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는 관객 자신의 시선에 반사되어 관객 스스로의 욕망에 대한 자기검열의 상태로 몰고 간다. 이런 면에서 노승복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에 의해 반추되는 개인과 사회라는 심리적 경계상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하고 있는 것이다.

두 작가의 작품(황은옥의 퍼포먼스의 기록 동영상과 노승복의 동영상 작품)에서 소통과 욕망의 기술적 언급들이 개념적인 상황들을 지향하고 있다는 면에서 미학적 단계를 성취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여진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면에서 이 두 작가의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미학적 특성은 존재의 위상 학에 관한 문제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스캐닝의 차원으로 사물의 표면을 포착하고 그 표면의 조합을 통해 드러나는 형상이 내적인 속성들을 언급할 수 있게 해준다는 면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미디어에서 편집이나 기술적인 장치들을 통해 해리포터적인 마술적 효과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태도와는 달리 외면적인 형상과 내용의 해석을 통해 본질적인 것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철학적인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김해민의 작품은 미디어의 기술적인 차원들에 충실한 작품이다. <옛날 옛적 판문점에, 2013>는 6.25 전쟁을 겪은 한 노인이 자신의 삶의 경험을 한국의 예언서들을 통해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특별한 사건은 없지만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된 영상에서 노인의 기억은 이야기를 통해 부활한다. 그 기억들은 예언서를 통해 그가 어떻게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었으며, 예언과 관련되어 풀이되는 언어들에 대한 믿음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 될 수 있는가의 관계를 기의 적으로 지시한다. 작가는 이 영상에서 텍스트적인 내용들, 말하자면 기표의 기의적인 해석과정과 노인의 기억이 이야기를 통해 전개되는 의미화 과정은 기표의 기의화 과정이라는 차원에서 관객과의 소통의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텍스트는 인간의 사고를 자유롭게 해준 반면에 인간이 스스로 사유하는 존재라는 강박관념 속에 몰아넣었다. 그리하여 조금 과장하여 말한다면 상상력이 텍스트에 의해 검열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역사시대 이후 텍스트는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미디어로 존재해 왔다. 그리고 텍스트에 의해 기술되는 정보들(사회적으로 공인된 가치를 지닌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는)은 마치 경전과 같이 인간과 자연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언어 이후의 미디어의 기본적인 가치들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텍스트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의 매체였던 반면에 영상에 의해 기록되는 구술적인 차원들은 대중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을 주기 때문이고, 대중들 스스로에 의해 수정이 가능한 정보가 됨으로써, 특정 저자가 아닌 집단지성이라는 새로운 인식론적 지평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기억을 정제하는 역할을 하고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면, 기억 자체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처럼 반복적인 특성을 보이면서도 스스로의 상상력을 가지고 감각적 차원에서 새로운 진화 상태를 결정하는 광범위한 소스들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김해민 작품의 영상이 환기시키는 것은 단순히 한 노인의 기억이라기보다는 그 노인의 기억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의 흐름에 관한 것이다. 20세기 한국에서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와 한국전쟁 을 겪은 부모를 가지고 있는 세대들은 대다수가 부모들로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했고, 부모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는 어느 정도 객관적인 이미지들은 아니지만, 한 인간이 스스로의 경험을 이야기화 시키는 과정에 대응하여 재생되는 상상력이 작용할 수 있는 기억의 창고이고, 구술적인 문화의 부활인 것이다. 그러므로 미디어적인 상상력과 인간의 기억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와 같은 구술적인 상황들은 서로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식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라기보다는 미디어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혁신될 수 있었던 구술문화의 확장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결국은 21세기 미디어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소통이다. 특히 미디어 아트는 소통과 참여와 글로벌이라는 차원을 아무런 경계 없이 포용할 수 있는 미학을 추구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표준화된 디지털 코드의 집합적인 이동이 가능해졌다는 전제가 있지만, 그런 기술적인 언급들을 넘어서는 예술적 가치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러한 차원들이 미디어와 결합되어 살아가는 인간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진화 상태를 제시하는 것이다. 텍스트 문화의 의미는 기호를 창조하지만 21세기 미디어 아트의 상상력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김해민

 

김해민, 옛날 옛적에 판문점, 싱글 채널비디오, 47분, 가변크기, 2013

 

김해민, 옛날 옛적에 판문점, 싱글 채널비디오, 47분, 가변크기, 2013

 

 

≪옛날 옛적에 판문점≫

1945년 해방이 되자 일본 징용에서 고향 판문점으로 살아 돌아온 유완옥(당시25세)은 고향 할아버지로부터 곧 전쟁이 닥치게 될 터이니 피난처를 찾아 고향(판문점)을 떠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곳으로 가야만 삶을 도모하고 후손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혼돈의 시대 한 복판에 서있던 25살의 젊은 유완옥은 고향 할아버지로 들은 혼란스러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믿게 된다. 그리고 처와 자식을 버리고 빌어먹는 방식으로 십승지(정감록에 나오는 10군데의 피난처)를 찾아서 고향을 떠난다.

이 영상은 2000년과 2001년 두 번에 걸쳐 찍은 유완옥 (당시80세)의 삶의 이야기이다.

일제시기에서 현재까지 이어진 한국역사의 불운한 시대를 관통하는 유완옥 한 개인의 일생을 통해 역사의 대한 반성과 인간의 숭고한 믿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해민, 삼촌과 이모, 3채널 영상설치, 가변크기, 2011

 

김해민, 삼촌과 이모, 3채널 영상설치, 가변크기, 2011

 

 

 

김해민, 구애(Seeking for love), 3채널 미디어설치, 가변크기, 2008

 

 

 

 

 

 

 

노승복

 

노승복, http://♣☜♡♡???, DV 6mm, 모니터, 8분 22초, 가변설치, 2013

 

노승복, http://♣☜♡♡???, DV 6mm, 모니터, 8분 22초, 가변설치, 2013

 

 

 

노승복, 페이스 북-친구 찾기, DV 6mm, 모니터, 가변설치, 2013

 

노승복, 페이스 북-친구 찾기, DV 6mm, 모니터, 가변설치, 2013

 

노승복, 페이스 북-친구 찾기, DV 6mm, 모니터, 가변설치, 2013

 

 

 

 

 

 

 

황은옥

 

황은옥, #10 족실마을(금산), 9분, 단체 퍼포먼스(20명), 2011

 

황은옥, #11 분홍보자기(함평 여자 중학교 3-3반), 9분, 단체 퍼포먼스(27명),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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